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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甲

사이트 종료, 조기 퇴직 프로그램 등 일방적 발표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코리아 직원 160여명은 지난달 3일 '멘붕'에 빠졌다. 미국 그루폰 본사가 그루폰코리아를 폐쇄하기로 해서다. '상반기 안에 사이트 운영 종료', '직원들을 상대로 조기 퇴직 프로그램 가동' 등이 일방적으로 발표됐을 뿐이다. 그루폰코리아는 31일 "본사의 영업정책에 따라 그루폰코리아의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루폰 캐시와 쿠폰은 각각 4월30일, 5월18일까지만 쓸 수 있다. 이후 남은 캐시와 쿠폰은 환불된다. 사용내역 등 정보 확인은 5월31일까지 가능하다.

그루폰코리아는 문을 닫지만 그루폰은 한국에서 계속 장사한다. 그루폰은 지난해 11월 '한국시장 공략 강화'를 내세워 또다른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티몬)를 2억6000만달러에 사들였다. 그루폰코리아 폐쇄를 발표하기 직전인 2월 말 티몬은 신입사원 모집 공고까지 냈다.

그루폰코리아의 전략 수정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것이다. 그루폰은 세계 소셜커머스업계에서 부동의 1위다. 2012년 50억3800만달러(5조370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티몬, 쿠팡, 위메프 등 국내 업체에 눌려 4위에 머물러오자 아예 1위 기업을 사들이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그루폰이 운영하는 티몬은 물론 국내 등장 4년이 지난 소셜커머스 업계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31일 상표법 위반 혐의로 티몬 법인과 상품기획 담당 직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2012년 이후 모두 6차례나 가짜 '어그 부츠'를 진품으로 속여 팔아온 혐의다. 검찰은 티몬이 해당 상품에 대해 '짝퉁 구매시 200% 보상, 철저한 감정의뢰'라고 허위·과장 광고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했다. 공정위는 최근 위메프의 경쟁사 비방 광고에 제재를 내리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는 소셜커머스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